코끼리와 밧줄
사람들은 서커스에서 공연하기 위해 어린 코끼리를 잡아 단단한 밧줄로 묶어두었습니다. 어린 코끼리는 탈출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밧줄을 끊어내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단단한 밧줄을 끊어내기에 어린 코끼리의 힘은 역부족이었죠. 그렇게 어린 코끼리는 탈출하기를 포기합니다. 몇 년이 흐르고, 어린 코끼리는 어른 코끼리로 성장했고, 밧줄을 끊어내기에 충분한 힘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코끼리의 발에는 여전히 밧줄이 묶여있습니다. 어렸을 때 실패했던 탈출 시도의 경험에 지금도 여전히 탈출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이죠.
이 이야기는 특정한 실패 경험으로 학습된 무기력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프로덕트와 레거시
저는 코끼리와 밧줄 이야기를 프로덕트와 레거시의 관점에서 바라보았습니다.
프로덕트를 개발하던 중 서비스 이용에 치명적인 이슈가 발생했습니다. 해당 이슈를 고치기 위해 일주일 동안 머리를 앓으며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이슈는 해결할 수 없었죠. 결국, 기능을 우회하여 수정했고 그 결과로 사용자 경험은 나빠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프로덕트에는 많은 개선이 있었고, 새로운 기능들도 추가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과거에 발생했던 치명적인 이슈의 원인이 제거되었어요. 하지만 이슈의 원인이 제거되었음을 인지하지 못했고, 사용자 경험은 여전히 좋지 않습니다.
두 이야기의 공통점
실패 경험 : 어린 코끼리의 탈출시도 - 이슈 해결을 위해 일주일 동안 고민
성장 : 어른 코끼리로 성장 - 프로덕트 기능 개선
학습된 무기력 : 여전히 밧줄을 끊어내지 못한 어른 코끼리 - 여전히 사용자 경험이 좋지 않은 프로덕트
저는 두 이야기가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분명 사용자 경험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정말로 밧줄이 내 발목을 잡고 있는지 혹은 쉽게 끊어낼 수 있는 얇은 밧줄이었는지에는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음에도 해결하지 못했던 실패 경험 때문이죠.
사실 회사에서는 본인이 실패한 것이 아닌 누군가가 과거에 실패했던 경험을 자주 듣습니다. 그리고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과거의 실패를 학습합니다. 하지만 그저 실패했다는 경험만 학습한다면 밧줄이 끊어졌음에도 우리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게 될 것입니다. 여전히 밧줄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생각하면서요. 그렇기 때문에 실패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함께 학습하여 밧줄의 상태를 살피고, 끊어낼 수 있는 때가 온다면 과감하게 끊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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